조수석 대신 캐리어 거치대 설치
트렁크 없애 5명이 캐리어 들고 타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 이후 내놓을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의 모습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UX 테크데이 2022’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개발 중인 PBV ‘테스트 벅’(차량이나 부품 등의 개발 과정에서 사용성 검증 등을 목적으로 사전에 제작하는 모형) 등 PBV UX(사용자 경험) 개발 방향성을 담은 결과물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들의 아이디어와 수요를 조사해 나무로 만든 ‘스터디 벅’과 기술이 실제로 구현된 ‘엔지니어링 벅’을 전시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PBV 모형은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들과 짐을 실어 나르는 ‘공항 픽업용 PBV’를 콘셉트로 개발했다. 조수석 대신 캐리어 거치대를 마련됐고, 트렁크 공간을 없앤 대신 최대 5명이 각자의 캐리어를 들고 탈 수 있도록 했다.
MIT랩과 공동 개발한 ‘반응형 시트’
승객 몸 감지해 맞춤식 시트 변경도
현대차·기아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이 공동으로 개발한 ‘반응형 PBV 시트 콘셉트’도 전시됐다. 시트가 승객의 몸을 알아서 감지한 뒤 체형에 맞게 시트 모양을 만들어주는 기술이 반영됐다.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UX를 제공하는 현대모비스의 ‘모드 변환 콕핏’, 탑승객에 따라 실내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현대트랜시스의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도 공개됐다.
다만 이날 공개된 UX 중에는 규제 탓에 실제 적용이 어려운 것들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PBV 전면에 ‘탑승 중’ ‘○○○님 탑승하세요’와 같은 메시지를 띄우는 전광판 기능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뒤보기 시트(차량 뒤쪽을 바라보고 있는 좌석)도 국내에서는 일반 승용차에 설치할 수 없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가 상용화되는 시점에서 과거 안전을 위한 규정들이 혁신을 방해하는 건 아닌지 살피고, 유연하게 법규 및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