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조에(ZOE)로
장거리 여행하기
“전기차는 불편해. 뭐 얼마나 멀리 간다고? 충전소 찾기도 불편해”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전기차를 타보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전기차를 타보면 충전소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동선을 파악하는 등 계획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편리함은 덤이다.
강릉까지 200km
출발지인 하남에서 목적지인 강릉까지 내비게이션으로 찍어본 거리는 200km 정도다. 시간상으로는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휴게소를 들리느라 시간은 조금 더 걸릴 것까지 계산하고 출발했다.
르노의 전기차 조에(ZOE) 는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309km 다.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268km 이며, 100kW 급 전기모터로 136마력, 245Nm 의 토크를 보여주어 고속도로 주행에도 딱히 불편함이 없다. 최고속도는 140km/h에 제한되어 있어서 속도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아쉽겠지만, 그런 사람이라면 이 차를 사면 안된다. 조에는 스포츠카가 아니니깐 말이다.
주행조건은 이렇다. 성인 2명과 반려견 한마리. 그리고 간단한 짐 몇가지 정도로 무거운 짐은 없었으며, 별도로 에코모드 주행보다는 고속도로 제한속도에 맞춰 주행을 했으며, 간간히 추월을 하기도 했다. 출발할 때의 배터리 충전상태는 95%, 327km 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출발했다. 도착했을 때의 배터리 잔량은 31%로 115km 의 주행가능거리를 남겼다. 회생제동을 많이 사용하는 일반 국도가 아닌, 지속적으로 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는 고속도로 주행을 하고 나서는 예상주행가능거리에 대해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이 정도면 웬만한 곳들을 주행하기에는 크게 어려움을 느낄 성능이 아니었다.
충전하는게 귀찮다니깐?
돌아올 때는 분명 충전을 해야 올 수 있는데, 충전소를 찾는게 어렵고 귀찮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하이브리드를 추천한다. 왜 굳이 전기차의 불편함만을 침소봉대하는지 알 수 없는 심보가 이해가 가지 않는데, 요즘에는 전기차 내에서 충전소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기능 외에도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가까운 충전소를 확인하고, 충전하고 있는 차량이 있는지 여부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음날, 목적지에서 가까운 강릉시청의 충전소로 가서 30% 대의 배터리를 81% 까지 급속충전하는데 걸린 시간은 40분. 비용은 8,234원이 소요되었다. 충전을 마치고 주행가능거리는 295km이며, 이 상태로라면 집으로 돌아오는데 별 무리가 없는 배터리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주행습관에 따라서 주행가능거리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딱히 과속을 하지 않는다면 출발지였던 하남으로 다시 돌아와 충전을 하면 되는 수준이다. 이렇게 왕복주행에 충전비용을 생각하면 대략 2만원이 넘지 않는 수준이다. 친환경차인 전기차이기 때문에 고속도로 통행료도 50% 할인이 되며, 운영비용 자체가 크게 들지 않아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경제적일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주유소 인프라가 많은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서 약간 더 귀찮을 수 있지만, 그 귀찮음이 경제적 이득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귀찮지 않은데, 이정도가 귀찮다면 애초에 전기차를 쳐다보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강릉에서 더 많이 돌아다녀봤다. 강릉 시내에서부터 카페거리와 주문진에서 다시 약 40km 정도 떨어진 옥계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대략 100km 에 가까운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은 ECO 모드를 끄고 시원시원한 주행을 했다. 강릉에서는 성인 4명이 함께 타고 옥계로 다녀왔는데, 전기차답게 오르막길에서도 아쉬움 없이 시원한 주행성능을 보여주었다. 다만, 뒷좌석 승차감은 아쉽긴 하지만, 제법 준수한 수준의 승차감이었으며, 코너에서 보여주는 민첩함은 조에가 갖고 있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옥계까지 에코모드가 아닌, 일반모드로 주행을 마치고 나니, 배터리는 43% 까지 소모되었고, 남은 주행가능거리는 144km 였다. 역시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충전을 해야 했고, 87% 까지 충전하는데 걸린 시간은 40분이었으며, 요금은 7,467원이었다. 강릉 여행을 다니면서 총 2번의 충전을 했고, 비용은 15,701원이 소요되었고, 주행거리는 약 550km 정도 주행했다.
전기차로 장거리 주행,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
여전히 전기차로 장거리 주행에 대해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직접 다녀보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충전에 걸리는 40분의 시간과 번거로움이 싫다고 할 수 있겠지만,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는 만큼, 게으른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불편함이라고 하기는 조금 어렵다. 전기차를 타고 다니면,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계획적 이동과 경제성. 불편하다고 투정부리기에 전기차의 장점은 너무나 많다. 그리고, 조에는 2,942만원(ZEN 트림, 서울시 기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기차인 만큼, 전기차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선택지에 놓고 고려해 볼 만하다. 그리고, 전기차로 장거리 주행에 좀 쫄지 않길 바란다. 미리 충전소 위치를 파악하고 다니는 것에 익숙해져 보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전기차는 당신의 일상을 충분히 바꿔놓을 것이다.
Yongdeok.HRGB stance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