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국내 출시예정이 확정된 르노의 전기차 ‘뉴 조에(ZOE)’ 를 시승해보기 위해서 이탈리아 올비아(Olbia) 섬에 도착을 했고, 워크샵을 통해 차량의 설명을 받은 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일단, 프랑스차를 왜 이탈리아에서 시승하느냐라는 질문이 있을텐데, 이탈리아 올비아는 많은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승프로그램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며, 큰 고저차와 코너가 많아 차량의 성능을 체크하기 좋을 뿐 아니라, 노면도 적당히 거칠고, 풍경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물론, 온도도 타이어의 접지력을 끌어올리기에도 좋다는 점이 한몫을 하기도 한다
뉴 조에(ZOE) 의 성능은?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차량의 스펙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3세대 모델로, 100kW 급의 모터를 적용한 R135 모델을 시승했고, 135마력, 245Nm 의 토크를 보이고 있으며, 제로백(0→100 km/h) 까지 9.1초가 걸리는 수준이며, 최고속력은 140km/h 에 제한되어 있다. 여기에 52kWh 의 Z.E 50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하여 1회 충전시, WLPT 기준으로 395km 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제원상 4,084mm 의 전장과 1,730mm 의 전폭, 1,562mm 의 전고를 보이며, 휠베이스가 2,588mm 로 경쟁모델보다는 다소 작지만, 뛰어난 공간효율성과 실용적 구간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 외에도 실내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10인치 계기판과 9.3인치 센터패널이 지금까지의 르노차와는 다른 하이테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뉴 조에(ZOE) 의 디자인적 특징은?
3세대 뉴 조에(new ZOE)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프론트 범퍼와 헤드라이트의 C-Shape DRL 이 인상적이다. 기존의 넓직한 ‘ㄷ’ 자형 DRL 에서 날카로워진 ‘C’ 형태로 바뀌었으며, 공기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사이드 벤트가 범퍼의 입체감을 더해주고 있다. 헤드라이트는 전트림 기본 LED 헤드라이트가 적용되었으며, 테일램프 역시 LED 로 만들어져 있고, 역동적인 라이팅이 뉴 조에를 더욱 눈에 잘 띄게 만들어주고 있다. 외형적인 변화 뿐 아니라, 인테리어 역시 상당히 크게 바뀌었다.
10인치 드라이브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계기판은 내비게이션은 물론, 차량정보와 미디어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함께 표시해주고 있으며, 9.3인치 터치스크린 센터패널은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부드러운 직물소재가 사용되었는데, 100% 재생 패브릭이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 외에도 에어컨 등의 공조버튼이 외부로 나와있어서 조작이 더욱 쉬워졌다.
뉴 조에의 드라이빙 실력은?
시동버튼을 누르면, 전기차답게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마치 전기제품의 대기상태와 마찬가지로 전원이 들어오는게 전부다. 하지만, 기어를 드라이브로 놓고 악셀을 밟으면, 아주 조용하면서도 파워풀한 주행이 시작된다.
100Kw(135마력) 의 전기모터는 초반부터 240Nm 의 높은 토크를 보여주는데 숙소를 나서는 언덕길도 아무런 부담감 없이 가볍게 치고 나가게 된다. 특히, 실용구간에서의 가속력이 매우 뛰어난데, 추월하는데에도 유리할 뿐만 아니라, 잠깐 사이에 가속력의 즐거움을 즐기기에도 충분한 성능이었다. 하지만, 이건 전기차 대부분이 갖고 있는 장점이다. 그렇다면, 르노 뉴 조에의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탁월한 ‘핸들링 감각’ 이다.
더 뉴 조에를 타고 올비아 섬의 험난한 와인딩 코스를 돌아나가다보면, “이 차가 B 세그먼트가 맞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차체에 비해 꽤 큰 사이즈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 리어가 끌리는 것 없이 경쾌하게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다. 서스펜션은 리어가 토션빔임에도 튀지 않는 부드러운 세팅으로 뒷좌석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보이고 있으며, 코너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섀시도 꽤 단단한 편이지만,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다. 이렇게 섀시, 서스펜션과 함께 느껴지는 핸들링 감각은 가벼우면서도 경쾌한. 하지만, 안정감 있는 느낌을 안겨주며, 이 차의 기본기가 상당히 높은 편임을 직감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국내 출시되었던 전기차들은 리어가 통통 튀는 승차감을 보여주었는데, 뉴 조에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 기본기가 매우 뛰어난 핸들링 감각이다. 괜히 120년 역사가 아니었다.
흔히들 전륜구동 차량들에 대해서 코너링이 약하다는 평가를 하곤 하지만, 뉴 조에는 아주 깔끔하게 세팅이 되어, 탁월한 코너링을 보여주었고, 잘 세팅된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은 웬만한 멀티링크보다 더 좋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승차감을 보여주는 세팅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잘 달리는 것 뿐 아니라, 효율성까지 높은 편이었다. 시승코스는 약 130km 의 고갯길이 반복되는 해안 코스와 산길을 통과하는 코스를 포함하여 약 200km 가 넘는 거리를 주행하였다. 배터리의 소모가 클법도 한데, 드라이브 모드를 ‘B’ 모드로 놓으면 회생제동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개입되어 주행가능거리가 길어지게 된다.
기존의 전기차들은 단계별로 회생제동의 적극성을 조절할 있긴 하지만, 회생제동이 작동될 때의 울컥거림이 심한 것이 비해, 르노 뉴 조에는 심한 울컥거림을 경험하기 힘들었다. 그만큼 세심한 세팅이 편안함과 효율성 모두를 잡도록 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편의사양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인포테인먼트 부분이 대폭 개선되었다. 10인치 드라이버 디스플레이는 뛰어난 시인성과 좋아진 그래픽으로 고급스러움과 첨단의 모습을 모두 느끼게 해주었으며, 9.3인치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은 조에가 글로벌 모델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국어까지 이미 모두 완벽하게 지원이 되고 있었다.
이 외에도 자동 주차브레이크,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4개의 USB 포트, 상향등 자동조절기능, 교통 신호등 인식, 사각지대 경고 뿐 아니라, ‘이지 커넥트(Easy Connect)’ 가 가능한데, 단순하게 달리는 것 뿐 아니라, 심플한 전기차 라이프를 위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마이 르노 앱’ 을 사용하면, 조에의 배터리 상태와 냉/난방 조절, 충전소 위치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서 보다 쉽고, 즐거운 전기차 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전 세대의 조에(ZOE) 와의 차이는?
바로, LG 화학과 함께 개선시킨 배터리이다. 52kWh 급의 배터리는 2세대 조에와 그 사이즈가 다르지 않지만,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 효율을 끌어올렸다. 사실상 소재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 사이즈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한의 배터리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이 이전 세대와의 차이점이다.
친환경이라는 철학
전기차에서는 탄소배출이 거의 ‘0’ 다. 르노의 전기차 ‘조에’ 역시 마찬가지인데, 르노는 단순히 탄소배출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자원의 재순환이라는 것을 실천하여 한단계 높은 친환경 차량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업사이클링(Up-Cycling) 기술을 적극 사용하였는데, 실내의 패브릭은 안전벨트 등에서 따로 재생해 만든 섬유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플라스틱 역시 재생하여 많은 부분에 사용하고 있었다.
르노 뉴 조에(ZOE) 의 의미는?
도심형 전기차 ‘조에’ 는 실용적인 주행가능거리와 파워풀한 토크. 그리고, 효율적인 실내공간 활용과 미래지향적인 인포테인먼트가 더해서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차량이면서, 드라이빙의 즐거움이라는 목표까지 모두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이제 궁금해지는 것은 국내에서 가격이 얼마에 책정될 것인가 정도인데, 르노가 제안하는 새로운 e-모빌리티의 시대에서 전기자동차 ‘조에’ 를 통해 친환경차가 추구해야 할 목표. 그리고, 전기차가 만족시켜야 할 고객의 요구사항. 예를 들면, 운전의 즐거움과 편의성 등을 잘 만족시켜주고 있는 만큼 이 차량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추가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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