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리비안 돌풍!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업계 기대주로 꼽히는 미국 스타트업 리비안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리비안은 상장과 동시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앞지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다만 아직 리비안이 전기차 양산에 돌입하지 않았고 수익원도 불분명한 상태라서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지나친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리비안의 첫날 주가는 주당 100.73달러에 마감했다. 리비안의 공모가(78달러)에 비해 29.1% 급등한 것이다. 리비안은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주당 110달러까지 돌파하면서 시총이 910억 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포드(770억 달러), GM(860억 달러) 등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기업가치를 단숨에 추월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리비안의 기업공개(IPO)는 전기 및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흥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리비안의 IPO 규모가 올해 세계에서 가장 컸다고 보도했다.
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인 로버트 스캐린지 최고경영자(CEO)가 2009년 창업했다. 그동안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아마존과 포드가 투자해 지분을 획득하기도 했다. 현재 아마존과 포드의 지분은 각각 20%, 12%다. 특히 아마존은 곧 배달 차량들을 전기차 등 재생에너지 차량으로 바꾸기로 하고 2030년까지 리비안의 차량 10만 대를 선주문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이르면 내년까지 리비안의 배달 차량 1만 대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리비안은 전기차 픽업트럭 R1T를 최근 출시했고 다음달에는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1S도 선보일 예정이다. 리비안은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공장에서 한 해 15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미국에 제2의 공장을 짓고 중국과 유럽 등에서도 생산 거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리비안의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있다.
하지만 리비안이 아직 전기차 대량생산을 시작하지 못한 미지의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너무 앞서나간다는 지적도 있다. 올 3분기에도 리비안은 매출이 100만 달러가 채 안 되지만 손실 규모는 12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의 마이클 쉴리스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리비안은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이 기업과 차량이 슬라이드 속 그림으로만이 아닌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