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가 대세라지만
HYBRID도 꾸준한 인기
EV가 대세라지만 하이브리드도 인기가 꾸준하다. 아직 전기차 충전은 불안한 탓이다. 반면 하이브리드카는 따로 충전하지 않고 기름만 넣으면 끝. 기술 발전으로 엔진과 모터의 하모니를 다루는 솜씨도 좋아졌다. 일반 모델보다 크게 비싸지 않되 기름값 절감이 되고 절세까지 누릴 수 있으니 하이브리드카가 잘 팔린다.
연비가 왜 이럴까?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하이브리드카 연비가 나빠진 것처럼 느껴진다. 좀처럼 돌지 않던 엔진도 내내 웽웽거리면서 살아난다. 이쯤 되면 가을에 보였던 연비가 그립다. 왜 하이브리드는 겨울에 연비가 나빠지는 걸까?
주범은 히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히터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비가 좋은 것은 기름 대신 전기가 구동으로 쓰이기 때문. 과거 저속에서만 모터가 동작했다면 요즘은 120km/h에서도 전기를 활용한다. 그런데 시동 초기에 히터를 켜면 모아 둔 전기를 이곳에 쏟아 붓는다. 즉 전기를 동력으로 보내야 연비가 좋아지는데 열 에너지로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다.
히터는 대부분 엔진의 열을 이용한다. 엔진열은 냉각수로 전달되고 팬(Fan)으로 불어 실내를 따뜻하게 만든다. 그래서 시동 걸고 한참이 지나야 온기가 돈다. 보태어 상대적으로 엔진 열이 적은 디젤 엔진은 가솔린보다 더운 바람이 늦게 나온다. 그러나 이를 기다리는 탑승객은 추위에 곤혹을 치룬다. 그래서 ‘PTC 히터’가 탄생했다. 이는 전기를 활용해 인위적으로 냉각수를 데우는 기술이다.
히터를 켰으니
연비가 나빠질 차례다
다시 하이브리드로 돌아오자. 바퀴를 굴릴 전기를 다른 곳에 쓰면 그만큼 엔진이 더 일해야 한다. 또한 히터 온도를 유지하려면 냉각수 온도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전부 엔진의 몫이다. 아울러 정차 중에 연료를 아끼려면 시동이 꺼져야 하는데 온도를 지키기 위해 엔진이 계속 돌 수도 있다. 정리하면 히터는 전기든 연료든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써야 따뜻한 바람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내연기관 자동차는 그릴로 들어오는 바람으로 냉각수를 식힌다. 반면 전기차는 열을 식힐 필요 없으니 그릴을 막아둔다. 이로써 공기 저항까지 줄인다. 하이브리드는 둘의 중간 정도다. 가령 ‘액티브 셔터 그릴’ 등으로 열을 식힐 땐 식히고, 그럴 필요가 없을 땐 공기저항을 줄인다. 후자의 경우에는 히터에 사용할 열을 품는 데에 유리해진다. 이러면 열을 내기 위해 불필요한 엔진 구동을 막을 수 있다.
배터리 특성도 영향
추운 날씨로 저하된 배터리 효율이 연비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보통 EV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쓴다. 그런데 영하 10℃ 밑으로 내려가면 상온(25℃)에 비해 배터리 능력이 60~80%로 떨어진다. 극단적인 예로 코나 일렉트릭은 상온에서 406km 달릴 수 있지만, 영하 7℃로 떨어지면 310km 밖에 못 달린다. 우리나라 환경부 인증 기준이다. 다만 하이브리드카는 EV보다 전기가 차지하는 동력 비중이 작다. 따라서 배터리 효율 하락이 전체 연비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편이다.
아쉽게도 정답은 없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데”라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전기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 또는 열에너지로 선택적인 변환 과정이라 물리학 법칙을 거스를 수 없다. 즉, 통쾌한 묘수는 없다는 말이다. 다만 꼼수는 부려볼 수 있다. 일단 지하나 실내 주차장을 활용하자. 차를 덜 춥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시동 초반에는 히터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 큰 차이는 없어도 몸에 직접 닿는 열선 시트와 히티드 스티어링 휠로 대신하면 조금이나마 이득을 볼 수 있다. 이제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보자. 추위와 연비 하락, 어디에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지.
고석연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