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래차 기술에 올해부터 6년 동안 연간 1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3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또 자동차 생산뿐 아니라 관련 서비스도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는 중장기 전략도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이원희 사장 주재로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열었다.
CEO 인베스터 데이는 현대차가 올해 2월 27일 처음 연 행사로 CEO가 직접 나서 기업설명회(IR) 행사를 하면서 현대차의 중장기 투자 계획과 목표 이익률 등을 공개한다. 현대차가 이 행사를 다시 연 것은 최근 미국 앱티브사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 합작사 설립,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밝힌 개인용 비행체(PAV) 및 로보틱스 사업 비중 50% 달성 등 신사업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양대 축으로 하는 사업에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가 이날 공개한 ‘2025 전략’에는 2025년까지 지능형 모빌리티 영역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양대 사업으로 설정하고 이에 맞춰 △내연기관 고수익화 △전동차 선도 △플랫폼 사업 기반 구축 등을 3대 전략 방향으로 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품 영역에서는 기존 제조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수익성을 확보해 전동화 시대에 대응하고 개인용 비행체, 로보틱스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제조사업 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전기차를 중심으로 젊은 고객층과 시장을 적극 공략해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2025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세계 판매를 연간 67만 대로 확대해 3대 전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가 56만 대, 수소전기차가 11만 대다.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에는 차량 운행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활용한 차량에서 쇼핑과 배송, 콘텐츠 스트리밍, 음식 주문 등의 사업이 포함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북미에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카셰어링과 로보택시 실증 사업을 펼치고 국내에서도 다른 회사와 함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기존 사업 역량 제고에 41조1000억 원, 전동화,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역량 확보에 20조 원 등 총 61조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6조1000억 원)와 올해(7조8000억 원)에 비해 연간 2조∼3조 원씩 투자를 늘린 것이다. 6년 동안 외부 기업 인수나 투자 등 전략적 지분 투자를 하기 위해 총 12조 원도 책정했다. 현대차는 3대 핵심 재무 목표로 총투자액을 상향 조정한 것 외에 세계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보다 1%포인트 높은 5%로 설정했다. 자동차 부문의 영업이익률 목표도 2022년 7%에서 2025년 8% 수준으로 상향했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내년 2월까지 총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주주 친화적 정책을 통해 주가를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이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