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애플측서 논의 중단
언론 노출로 심기 건드린듯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두 회사의 협상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최근 중단(paused recently)됐다. 개발 관련 프로젝트를 수년씩 비밀로 유지해 온 애플이 현대차그룹의 (애플카) 관련 발표와 언론 보도에 화가 났을 것”이라며 “양측 논의가 재개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8일 애플과의 협상설에 관한 공시에서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협력 논의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후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보도된 것이 ‘비밀주의’를 고집하는 애플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현대차 외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도 비슷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들은 논의에 대해 함구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애플이 일본 자동차업체와도 제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애플이 도요타, 닛산, 혼다, 미쓰비시, 마쓰다, 스바루 등 일본 자동차 제조사 6곳과도 애플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선 보도 관련 입장 안내놔
현대차그룹은 이날 블룸버그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차가 애플카 협력설과 관련해 예고한 재공시가 8일 나올 예정이지만 그 내용은 1차 공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측도 애플카를 둘러싼 일련의 보도에 이날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카 관련 협력 논의가 실제 중단됐다 하더라도 재개될 수 있고,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애플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현대차에 내세워 협상이 중단됐을 수도 있고, 관심이 뜨겁다 보니 논의를 잠시 쉬어 가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도 애플카 개발은 초기 단계로 양산까지는 5년 이상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이 당장 협력 파트너를 찾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종국 bjk@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