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Q 실적 발표
테슬라는 자동차계의 메날두인가?
신계에 올라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두 축구 선수 메시와 호날두를 묶어 흔히들 ‘메날두’라고 부릅니다. 한 때 메날두는 한 경기에서 한 골만 넣으면 ‘부진했다’는 평을 듣는 웃지 못할 일을 겪었는데요. 이번 주 있었던 테슬라의 4Q 실적 발표에 대한 대중의 미지근한 반응도 마치 메날두를 바라보는 그것을 연상케 합니다
.1. 테슬라가 창립 이래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20년 매출 315억 달러, 순이익 7억 2,100만 달러를 달성하며, 이제는 제대로 된 흑자 기업이라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테슬라는 ‘19년까지만 해도 연간 8억 달러를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작년인 ’20년 목표 판매량이었던 50만 대를 근접 달성(49만 9550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2. 하지만 천장을 모르고 솟아오르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오히려 3% 넘게 급락했는데요. 1) ‘20년 실적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보여주지 못했고, 2) ‘21년 목표 판매량에 대한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못해 투자자들의 실망을 산 게 원인이라고 합니다.
• 4Q 테슬라의 매출은 107억 달러로 당초 기대치인 104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주당 순이익이 80센트에 그치며 기대치였던 1.03달러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 일론이 ‘21년 목표 판매량을 직접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생산 캐파를 기반으로 ‘21년 연간 75만 대 가량을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3. 지난 ‘20년 여름 배터리 데이 행사 이후에도 테슬라의 주가는 5.6%나 하락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제는 대중이 테슬라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서프라이즈 없이 딱 예상한 정도의 뉴스와 퍼포먼스에 대중들은 이제 환호보다 실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이번 실적 발표회에서 공개된 테슬라의 기타 주요 소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 테슬라의 평균 판매 단가(ASP)는 ‘19년 대비 11% 하락했으나, 이는 보급형 모델인 모델 3/Y의 판매량 확대에서 비롯됨
• 탄소배출크레딧 판매 매출 역시 약 15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해 ‘19년의 두 배 이상을 기록
• 테슬라의 장기 성장 목표는 연평균 50%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
• 1,2개월 내 FSD(Full Self-Driving) 서비스의 구독 모델을 재업데이트할 예정임
• 자율주행 AI의 학습을 위해 필요한 주행 데이터의 라벨링을 수작업에서 나아가 자동화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음
• 작년 배터리 데이에서 공언했던 배터리 자체 생산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1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준비를 완료할 예정
기사 원문: Tesla underwhelms Wall St with hazy 2021 delivery outlook, profit miss (Reuters, 2021)
바이든, 관용차부터 모두
전기차로 바꾼다?
얼마 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친환경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를 받아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전기차, 태양광을 비롯한 여러 친환경 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정부가 소유하는 관용차량부터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선언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25일 연방정부가 소유하는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미국 내에서 미국 노동자에 의해 생산된 전기차’여야 한다는 겁니다.
2. 미국 정부가 보유한 관용 차량의 규모는 64만 대에 달합니다. 이 중 현재 하이브리드/전기차 비중은 1% 남짓에 불과하기에, 전기차로 모두 교체하려면 약 200억 달러(22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3. 만약 바이든의 관용차 전동화 정책이 성공적으로 개시된다면, 미국 전기차 시장도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단순히 전기차의 판매가 증가하는 것을 넘어서, 미국 전역에 있는 정부 시설 근처에 충전소 인프라까지 깔릴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다만 여기에는 넘어야하는 몇 가지 현실적 장벽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1) 전기차 공급의 문제: 바이든은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로 구입 대상을 제한했지만, 미국 생산 전기차는 사실 얼마되지 않습니다. 테슬라, GM, 그리고 닛산 3개사만이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판매용 차량을 제외하고 관용차량 수요까지 떠받치려면, 이들 3개사가 캐파를 훨씬 공격적으로 늘리거나, 새로운 자동차 메이커가 미국에 공장을 신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2) 정책 지속성의 문제: 64만 대에 달하는 관용차량을 일시에 전기차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구매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차를 굳이 전기차로 바꾸는 낭비를 하진 않을 것이고, 여기에 충전소 인프라 설치 시간까지 고려하면 족히 10년은 걸릴 대형 프로젝트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이든의 재선이라든지, 의회에서의 예산 통과 문제 등이 발생하면 정책은 지속성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3) 인프라 한계의 문제: 미국에는 지리적인 문제로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수 없는 정부 부처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예를 들어, 국경 경비대나 국립공원관리청은 전력 공급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산림관리청은 충전소는 커녕 도로도 없는 곳을 누비기도 합니다.
5. 이러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에 호응한건지, GM 역시 뒤이어 2035년부터 모든 가솔린/디젤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내놨습니다. 일찍이 캘리포니아 주정부 역시 지난해 9월 ‘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중단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사 원문: How Will Biden Electrify The Federal Government’s Fleet? (Clean Technica, 2021)
루시드 모터스, 테슬라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는 제2의 테슬라가 되겠다고 선언한 수많은 전기차 스타트업 중 하나입니다. 테슬라 엔지니어링 임원 출신의 피터 롤린슨이 CEO로 있어 주목받고 있는데요. 최근 테슬라가 모델3를 생산하며 겪은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을 겪지 않겠다는 발언을 해서 화제가되고 있습니다.
1. 일찍이 테슬라는 모델3의 대량 생산에 나서면서 ‘생산 지옥’이라는 이름의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바 있습니다.
17년 하반기 모델3 양산을 시작하면서 일론이 공언한 목표 생산량은 주 5,000대였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17년 3Q 222대, 4Q 1,500대를 생산하는 데 그치며 처참한 결과를 맞습니다. 원인은 과도하게 추진한 생산 공정의 자동화였고, 일론은 끝내 인력의 힘을 과소평가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18년 7월에 이르러서야 테슬라는 처음 목표인 주 5,000대의 생산량을 달성해냅니다.
2. 후발주자인 루시드 모터스는, , “테슬라가 이런 문제를 겪은 원인은 그 계획에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테슬라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3. 생산 지옥을 피하기 위한 루시드의 계획은, “단계적 생산 캐파 확장”입니다. 한번에 400,000대 생산 캐파의 공장을 만드는 데 올인하기보다,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생산하며 늘려가자는 Just In Time 전략인데요. 루시드는 생산 캐파 확장 계획을 크게 4단계로 구분합니다. 올해 시작될 1단계에서는 먼저 7,000대라는 소량의 루시드 에어(프리미엄 세단)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이를 안정적으로 천천히 연간 34,000대 규모까지 늘려갈 계획입니다. ‘23년 완료될 2단계에서는 루시드 그래비티(프리미엄 SUV)를 연간 85,000-90,000대까지 생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사 원문: Lucid Motors’ methodical manufacturing plan (Axios, 2021)
일렉트릭 쇼크
찌릿찌릿하게 읽는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