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차량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친환경성 제고를 위한 신뢰성 있는 정비주기 제시 알고리듬이 필요하다.
얼마전 EVPOST에 고구려인 님이 올려주신 포스팅에서 볼 수 있듯,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에서 내연기관의 유지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늘 상당히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내연기관을 얼마나 사용하는지가 사람마다 크게 다를 것이며, 필자와 같이 단거리를 배터리로만 운행하는 경우에는 내연기관 가동 시간이 0에 가깝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오닉 전기차를 4년째 보유하면서 ‘유지관리는 당연히 없어야 하는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깊숙히 박히게 되면서 이번에 다시 가져오게 된 쏘나타 PHEV 의 정비를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지를 자꾸 고민하게 된다.
제조사 권고를 우선 들여다보자. 현대차를 기준으로 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 공히 엔진오일 교환은 1년 1.5만 km 으로 되어 있다. 가혹조건은 이것의 절반이다. 이러한 권고는 과도하게 오일을 자주 가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통상적 인식 (5000km 정도로 생각한다고 한다.) 에 비하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연료를 한번 5만원어치 넣으면 3000km-4000km 씩 타는 주행 양식으로는, 일반 하이브리드 대비 내연기관 가동 비율은 1/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 1.5만 km 도 너무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혼다의 클라리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에는 알고리듬을 이용하여 주요 정비의 필요시점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것을 알게 되어 웹을 찾아 보니, 위와 같은 짧은 연구 논문이 나온다. 요점은 엔진오일의 열화를 초래하는 원인을 분석해서, 알고리듬에 기반한 정비주기 제시가 불필요한 오일 교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논문에서 제시한 기법이 이후 발전된 모습이 아마도 클라리티 플러그인에 탑재된 정비주기 알리미 장치 (MM) 일 것이다. 그런데, 이 논문을 보고 다시 생각을 해보면, 통상의 비충전식 하이브리드가 1년에 1.5만이라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지금 필자가 운용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사용한다면 두세배는 더 성글게 오일 교환을 해도 무방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혼다가 저런 방식을 사용한다면 (알고리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경과되면 교체를 권고한다고 한다.. 포럼의 스레드들을 보면), 쉐보레의 경우 볼트 플러그인에서 엔진 오일은 필요하면 교체하라. 라는 식으로 운전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림).
딱히 답이 없다보니, 필자의 쏘나타 플러그인 차량에서는 휘발유 500리터 (=소나타 하이브리드 기준 10,000km) 를 소모하게 되면 오일을 갈아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이렇게 하게 되면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지도 모르겠기에, 과연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많은 경우에 엔진오일은 재생되지만, 엔진오일의 생산과 재생, 교환에는 상당한 환경적 댓가가 따른다. (참고자료 : www.calrecycle.ca.gov…)
2011년, 한국석유관리원은 운전자들이 5000km 인 통상 주기를 10,000km 로 늘이면 (이렇게 늘여도 오일의 물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실험 결과를 함께 제시하였다. (참고자료 : 한국석유관리원 보도자료) 연간 5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한다.
Check Your Number, Because 3,000 Miles May Be Too Early to Change Your Oil
CalRecycle’s new motor oil campaign, Check Your Number , urges Californians to check the recommended oil change interval for their car in their owner’s manual …
출처 : www.calrecycle.ca.gov
최근 현대자동차에서는 그랜저 신형을 발매하면서, 드디어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솔린 모델을 동시에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필자는 친환경차 판매를 이렇게 좀 하라고 몇 년을 현대에게 외쳤다). 지금까지 3-6개월 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소 억지로 발매하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분명하게 하이브리드가 주 라인업임을 제시한 셈이다.
이러한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에 따라, 향후 전동화 차량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너무나 당연히 예상된다.
본 글에서 처럼 하이브리드 차량에서의 소모품 교체 주기에 대한 컨센서스는 아직까지 충분한 근거에 따라 제시되고 있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차량 소모품 교체 주기를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궁극적으로는 적절한 소모품 교체 주기가 차량마다 운전자에게 제시되면 좋을 것이다.
감격한 박사
전기 모빌리티에 관한 사변(思辨)과 잡설(雜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