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쏘렌토에 하이브리드를 넣었을까?
정말 안타깝게도 기아자동차는 지금 4세대 신형 쏘렌토(MQ4)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을 받지 않고 있다. 공인연비가 0.5km/L 가 부족해 친환경 인증을 받지 못해 약 143만원 정도의 가격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기아자동차에서는 기존 사전계약을 한 고객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연비 부문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지 못한 하이브리드라는 점이 과거 쉐보레 말리부 하이브리드를 떠올리게 해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18,000 여명의 사전계약자 중 14,000 여명. 즉, 78% 에 달하는 사람들이 4세대 신형 쏘렌토를 사전계약 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했다는 점이었다. 디젤모델 대비 약 160만원 정도의 가격차이(프레스티지 기준)가 존재했음에도 말이다. 그리고 중형 SUV 최초로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을 넣은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하는 점 역시 주목할만한 점이다.
디젤에서 가솔린. 가솔린에서 하이브리드로
SUV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물론, 자동차 시장 자체를 SUV 가 리드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지만, 과거 디젤 모델이 주력이었던 SUV 시장이 르노삼성 이 QM6 가솔린 모델과 LPe 모델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고, 이제 소형 SUV 는 물론, 중형 SUV 와 대형 SUV 까지 가솔린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등장하고 있다. 대체 왜 이런걸까?
큰 이유는 결국 ‘돈’ 이다. 그리고, 중요한 계기는 날로 강화되는 배출가스 기준 때문이다.
디젤차량들은 질소산화물(NOx) 의 배출량을 줄여 유로6 등의 기준을 맞춰야 하다보니, DPF 나 SCR 같은 배출가스 처리장치들이 추가로 장착이 되어야 하고, 당연히 원가상승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솔린 모델을 만들자니, CO2 배출량에 제한이 걸리는 것이다. 즉, ‘탄소배출권’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1980년대부터 기후변화에 따른 국제환경 협력이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1972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 를 계기로, 비엔나 협약, 헬싱키 의정서, 리우협약 등을 거쳐, 1997년 교토의정서를 통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의정서에 협약을 한 국가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가 생겨나게 되었다.
즉, 기존에 온실가스 배출을 해오면서 발전한 선진국가들이 제2, 제3의 개발도상국가들에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각 나라들은 정해놓은 탄소배출권을 지켜야 하며, 만약 탄소배출을 넘어서게 될 경우에는 제2, 3국의 개발도상국가들에게 탄소배출권을 돈을 주고 사오게 되는 것이다. 즉, 개발도상국가들의 탄소 잉여배출권을 사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자동차 엔진의 다운사이징이 이루어지게 되었었고 이제 대부분의 OECD 국가들과 기업들이 탄소세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4세대 신형 쏘렌토에 1.6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넣어 CO2. 즉, 탄소배출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제는 디젤의 수요를 친환경 파워트레인 시장으로 전환을 할 수 있는, ‘대체수요’ 가 충족되는 시점이라는 점도 신형 쏘렌토에 하이브리드가 들어간 이유로 볼 수 있다. 이제는 가솔린 SUV 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물론, 친환경 차량을 만든다는 제조사의 브랜드에도 도움이 되며,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수요만 받쳐주면 원가를 어느정도 낮춰질 수 있기에(배터리 용량이 작아서) 가솔린 모델만 파는 것과 비교해서 수익성에 큰 무리가 없다는 이유도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미흡한 준비로 사전계약이 중단된 것은 안타깝지만, 전략적인 모델인 만큼, 지금이라도 제대로 준비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Yongdeok.H
RGB stance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