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내외부의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대체할 고성능 카메라와 모니터로 구성된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한 카메라와 센서 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현대모비스는 내년을 목표로 독자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을 예정이다.
21일 현대모비스는 국내 최초로 차량 내외부의 거울을 대체하는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CMS)’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존 사이드미러가 있던 자리에 카메라 센서를 장착해 후·측방 차량의 주행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차량 내부 모니터에 표시하는 장치다. 이 카메라 센서의 화각은 35도 내외로 17도 안팎인 일반 사이드미러 화각의 두 배 이상이다. 기존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굳이 고개를 돌려가며 사각지대를 확인하지 않아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CMS는 모니터가 자동차 안에 장착되기 때문에 기존의 사이드미러처럼 차량 외부로 돌출된 장치가 필요없다. 이에 따라 사이드미러 때문에 발생했던 바람의 소리 등의 외부 소음을 없애면서 공기 저항도 줄여 연료소비효율까지 개선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차량 좌우 측면과 후방의 안테나 밑에 위치한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실내의 룸미러도 대체할 수 있다.
CMS를 비롯한 각종 카메라 관련 기술은 앞으로 미래자동차 시대에 각광받을 대표적인 기술로 꼽힌다. 차량을 둘러싼 360도 전체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거울 대신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한 시스템이 더 확대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이 시스템을 적용한 렉서스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부 기업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어 본격적으로 글로벌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CMS 수요가 2023년에 20만 대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말까지 차량과 보행자 등의 각종 지형지물을 인식하는 ‘딥러닝 기반 고성능 영상인식 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하고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전방 카메라 센서에 2022년부터 본격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자율주행 센서도 내년을 목표로 독자 개발 중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후측방 레이더를 독자 개발한 데 이어 내년까지 라이다 센서 역시 선행 개발을 마치겠다는 것이다. 라이다는 빛의 파장을 이용하는 센서로 레이더가 볼 수 없는 사각지대까지 관측할 수 있다. 카메라와 센서 기술에 집중 투자 중인 현대모비스는 최근 적외선 카메라로 운전자의 얼굴과 시선을 추적해 졸음 운전과 피로 누적 등을 경고하는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레고리 바라토프 현대모비스 자율주행기술개발센터장(상무)은 “미래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핵심 부품의 기능과 디자인 업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다”며 “센서와 같은 요소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솔루션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핵심 부품 포트폴리오를 미래차에 맞춰 융합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