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서 잇따르는
내연기관 퇴출 선언
국내외에서 10, 20년 뒤에 내연기관차를 퇴출시키겠다는 선언이 잇따르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내연기관차가 사라질 것이냐는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연기관차가 빠른 시간 안에 사라지기는 힘들다는 분석까지 감안한 친환경차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23일 기후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공개했다. 이날 제안에는 2035년 또는 2040년부터 무공해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또는 무공해차만 국내 신차 판매를 허용하도록 하는 전환 로드맵이 포함됐다. 늦어도 2040년까지는 내연기관차를 퇴출시키자고 제안한 것이다.
영국, 2030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화석연료를 직접 폭발시켜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차는 이미 해외 곳곳에서 퇴출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전기차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이 친환경차로의 전환에 속력을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2030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고 2035년에는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도 막겠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캐나다 퀘벡주에서도 16일(현지 시간)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 전기차 비율을
2040년 58%수준으로 예측
하지만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5월 세계적으로 등록되는 신차 가운데 전기차의 비율을 2030년 28%, 2040년 58% 수준으로 예측했다. 세계 각국이 빠르게 전기차 인프라를 늘려도 20년 뒤에 신차 전체에서 절반을 조금 넘길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내연기관차가 순식간에 퇴출되기 힘든 이유로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비싼 전기차의 가격과 전기차 증가에 따른 전력 수급 및 충전 인프라 문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시차가 크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적극적인 친환경차 대응과 함께 산업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기존 산업을 보호하는 문제 때문에 자동차 수입국보다는 자동차 생산·수출국에서는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를 늦춰 잡는 경향이 있다”며 “친환경차 시대를 준비하는 선언적인 메시지와 더불어 기존 자동차 산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이냐는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